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체코 국경 지역 오파바에 머물던 어느 추운 겨울날, <우리의 최선>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작은 극단을 이끄는 한 연출가가 재현 불가능한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이야기였다. 어찌 보면 칠레 출신인 내가 체코에서 낯선 언어인 체코어로 영화를 만들려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영화는 주인공의 개인적인 시련뿐만 아니라 다수의 남자들이 겪을 법한 위기와 의심을 비추는 거울로 작용한다. 그리고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불확실성과 의심, 고집과 이기심이 어떻게 생겨나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탐구한다.
나는 모국어로 4편의 영화를 찍고 나서야 개인적인 문제와 생각, 두려움, 감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영화를 통해 개인적인 문제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같은 세대의 남성들이 가질 만한 고민들을 다루고자 했다. 그 결과 신기하게도 외국에서 외국어로 진행하고, 흑백으로 찍은 영화가 탄생하게 됐다. 옛날 영화처럼 보이지만 먼 곳에서 일어나는 오늘날의 이야기를 담길 원했다. 물론 나에게는 여전히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지나치게 애틋해 보이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타국의 낯선 감각은 오히려 꼭 필요한 ‘거리’였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와 이야기는 언제나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나를 찾아왔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Alejandro Fernández ALMENDRAS
<불가에 앉아 By the Fire>(2011), <투 킬 어 맨 To Kill a Man>(2014), <헛소동 Much Ado About Nothing>(2016)
신화, 연극, 영화의 틀을 가로지르며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의 <우리의 최선>은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우나무노의 소설 『파이드라』를 각색한 영화다. 이는 신화가 된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의 재해석이기도 하다. 영화는 ‘파이드라’ 신화를 연극으로 올리는 과정을 중심으로, 연극 내용처럼 서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랑에 빠진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이야기를 액자 구조에 담아낸다.
체코의 작은 마을, 연극 연출가는 <파이드라>를 공연할 계획을 세우는데 그 과정에서 그의 가정과 일 모두 곧 무너져 버릴 것처럼 위태롭다. 아내와 애인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더해진 극작가의 우유부단함과 일련의 가정 폭력은 결국 연출가의 세계를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우리의 최선>은 알멘드라스 감독이 체코에서 촬영한 첫 영화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에서 어두운 밤 풍경과 양식화한 안무 같은 발걸음은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 수수께끼 같은 영화는 주인공이 자신의 개인적인 갈등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후반으로 갈수록 선명한 모습을 드러낸다. 마르셀라 감베리니 Marcela GAMBERINI
제작 Arizona Films, Film&Roll(production@filmandroll.com), Jirafa(contacto@jirafa.cl)
배급 Jirafa(contacto@jirafa.cl), Pilot Film
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