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무엇보다 사랑 이야기다. 한 남자와 그가 사랑했던 일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아주 잘하고 싶어한 남자의 결말을, ‘무엇’이었다고 성급하게 결론 내는 대신 남자의 일에 대한 확신과 헌신, 희열과 고단함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에서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다.
감독으로서 나는 남자의 일에 대한 사랑과 그에 수반되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치지 않고 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일은 일상의 자유를 갉아먹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나를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일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허락하는, 일에 대한 사랑과 동반되는 고단함에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감독의 삶 속에서도 반복되는 익숙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결국 감독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의 일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 일에 대한 그의 사랑과 그 일이 부과한 고단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이 노회찬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겠지만, 감독이 그 인물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그 이해를 전달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첫 번째 목표였다면 주인공의 그런 짝사랑을 증언하고 전달해 주는 인터뷰이들의 표정과 눈빛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자료화면 속 탁자 위 컵라면에서, 다른 세상을 꿈꿨던 사람들의 집단적인 꿈의 흔적을 남겨 두는 것이 두 번째 목표였다. 관객들이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결국 감독은 자신의 관심과 이해를 표현하게 된다는 것을, 오랜만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민환기 MIN Hwanki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2009), <미스터 컴퍼니>(2012), <청춘 선거>(2021)
현재진행형의 ‘회고’
<노회찬6411>은 진보 정치의 아이콘이었던 고 노회찬 의원의 행적과 활동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간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인 만큼 영화는 공적 애도의 역할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영화는 회한과 원망을 쏟아 내지도, 그의 마지막 선택을 변명하며 완벽한 영웅으로 그를 서사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6411 버스’ 정신으로 점철된 진보 정치를 향한 고되고 끈질긴 믿음과 그의 낭만적이고 유머러스한 면모다. 노회찬 의원은 2012년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수락 연설에서 다른 노동자들의 쾌적한 작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새벽 5시 반 첫차를 타는 청소노동자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진보 정치의 목표가 그들과 같은 그림자 노동을 하는 이들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노동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그가 그린 세상은 단순 생존을 넘어 적어도 “모든 시민이 악기 하나쯤 연주하는 세상”으로 모두가 평등하게 자기 삶을 즐길 여유가 있는 곳이다.
다큐멘터리는 가능한 노회찬 의원과 그의 믿음을 과거의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구현하려 한다. 진보 정당이 언젠가 권력을 갖고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투명 인간들을 위한 정치를 실천할 것이라는 믿음은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고, 패배주의는 노회찬과 가장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선택을 한다. 신나고 열정적인 락을 영화음악으로 선택하고 빠른 몽타주의 인서트를 삽입해 역동적인 리듬감을 부여한다. 바스트로 촬영한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장면 사이에 유사한 양식으로 촬영된 노회찬 의원의 생전 인터뷰 숏을 여러 인터뷰 참여자 중 하나인 것처럼 편집해 회고적인 감정을 지양하고 그와 함께했던 삶과 활동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을 현재화하는 미학을 시도한다. 조혜영 CHO HyeYoung
제작 명필름(jhbaeck@myungfilm.com), 시네마6411,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배급 리틀빅픽쳐스(sales@little-big.co.kr), 시네마6411
해외세일즈 명필름(jhbaeck@myungfilm.com)
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