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도 내 동료들도 ‘전주’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디지털 삼인삼색을 떠올린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의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 영화 제작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여러 나라 출신의 감독들이 단편영화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었다(당시 클레어 드니, 페드로 코스타, 장 마리 스트라우브, 마티아스 피녜이로 등 여러 감독들이 지원을 받았다).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했을 때 장편 프로젝트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가 시작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영화 제작을 위해 외부 자금이 필요했을 때 전주시네마프로젝트가 거의 유일한 가능성이었다. 결국 <아웃사이드 노이즈>의 유일한 자금이 되기도 했다. 나처럼 작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완성작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시에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테드 펜트 Ted FENDT
<쇼트 스테이 Short Stay>(2016), <고전주의 시대 Classical Period>(2018), <아웃사이드 노이즈>(2021)
불확실성의 가능성
테드 펜트 감독 특유의 무심함이 스며 있는 <아웃사이드 노이즈>는 다음 목적지를 물색하며 도시 곳곳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세 명의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은근히 감동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는 그러나 갑자기 케밥을 던지는 에피소드라든지, 감독이 직접 (완벽하게) 소화한 어설프게 잘난 척하는 남자와 함께하는 오후의 파티 같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순간들도 포함하고 있다. 1시간가량의 짧은 러닝타임 동안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순간을 담고 있는 <아웃사이드 노이즈>는 슈퍼 16mm 촬영으로 극대화된 경쾌하면서도 몽롱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더딘 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간과 풍경 속의 사람들에 대해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의 유물론적 입장을 채택해 책을 읽는 행위뿐 아니라 말하는 행위에도 다차원성을 부여한다. 특히 여기서의 말하는 행위에는 에리크 로메르적 담론과 홍상수식의 곤혹스러움이 바탕에 깔려 있다. 주인공 다니엘라가 불면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다니엘라의 증상이 나머지 두 명에게 전염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삶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렇기에 영화는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인간이 과도한 의심으로 인해 심신이 쇠약한 상태일 때는 모든 것이 삐딱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면 부족일 때의 증상과 유사하다. 심신이 쇠약하면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고 수면 부족이 심해지면 심신의 쇠약으로 이어진다. <아웃사이드 노이즈>는 에마누엘 레비나스(영화 제목은 프랑스 철학자 에마누엘 레비나스가 쓴 불면증에 관한 글에서 영향을 받아 지은 것이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사샤 소콜로프를 참고 삼아 내적 불안과 동요가 사유와 창작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다니엘라가 현재 아주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왜냐하면 그는 건강하고 거주할 곳이 있을 뿐 아니라 취업 가능성도 있으며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니엘라의 머릿속을 파고드는 외부의 소음은 다니엘라가 일상에 존재하는 변화의 가능성을 직시하거나 변화를 수용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다니엘라가 능동적으로 케밥을 던지는 행동은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비록 그것이 나중에 잘못된 추측에 기반한 예측으로 밝혀질지언정 이 하찮아 보이는 사소한 행동이야말로 인생이 때로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수많은 예기치 않은 일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심지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잠잠한 상태일지라도 말이다. 안드레아 피카드 Andréa PICARD
제작 Flaneur Films
배급 Shellac Distribution(shellac@altern.org)
해외세일즈 Shellac Distribution(shellac@altern.org)
2021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에스타도 알테라도 부문 작품상 후보
2021 마르세유국제영화제 대상 특별언급, 대상·GNCR상 후보
대안, 독립영화의 중심 영화제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
2000년,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지형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 왔다.
전주의 모토는 동시대 영화 예술의 대안적 흐름과 독립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놓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의 발굴, 창의적인 실험과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